코스닥 등록기업들이 잇달아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3,4월 두달 동안만 총 55개 기업이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자 바람에 대해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과 주식 유동성 증가 차원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부실기업 증자는 되레 물량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많아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차이나쇼크'로 시장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증자 실패가 잇따를 것이란 우려도 있다.
◆코스닥기업 증자 봇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유상증자 결의를 공시한 업체는 텔슨전자와 테크메이트,일륭텔레시스 등 총 28개사다.
3월에도 28개 업체가 유상증자를 결의했었다.
2월(22개),1월(12개)에 비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1주일 사이에 13개 업체가 유상증자에 나섰다.
투자자들은 주당 가치희석이라며 우려하던 예전과 달리 증자를 주식유동성 증가 측면에서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유상증자를 결의한 신광기업과 에스오케이의 경우 매수세가 몰리면서 나란히 상한가에 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실기업 증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 하는 증자는 매물부담이 된다"며 "최근 증자를 결의한 기업들의 경우 우량회사보다 대체로 부실회사들이 많은 만큼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대주주 변경도 잇따라
최근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가 큰 폭으로 늘었다.
1∼2월 18건 불과하던 것이 3∼4월에는 35건으로 증가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투자자들이 갖는 리스크는 더욱 크다.
증자대금이 입금되지 않아 증자 자체가 아예 무산되는가 하면,경영권 분쟁에 따라 편법적으로 이용되는 일도 잦다.
회사측의 증자 발표만 믿고 매수에 나섰다가는 '눈뜨고 당하는'꼴이 된다.
코리아텐더의 경우 지난달 초 대주주와 경영진간 다툼으로 39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취소됐으며,
포이보스는 2월5일 40억원의 증자결의 이후 납입일을 수차례 연기,3개월 뒤인 오는 5월11일까지 연기된 상황이다.
아직까지도 납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아이빌소프트나 이미 퇴출된 피코소프트 등은 증자에 실패한 사례다.
또 모디아는 유령주식 발행 여파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은 회사의 건전성 여부와 상관없이 급등락을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이라며 "경영상황은 물론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를 점검해봐야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