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영입한 외국인 축구국가대표팀 감독들의 입지가 잇단 성적 부진으로 흔들리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사령탑인 아리에 한과 지코 감독은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나름대로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최근 연이은 졸전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것.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 대표팀 감독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0위 몰디브와 비기는 바람에 중도 퇴임하는 등 주변 여건 또한 좋지 못해 아리에 한과 지코 감독의 불안감은 더하다. 특히 아리에 한 감독은 지난주에 벌인 유럽투어에서 인구 7만의 FIFA랭킹 147위 안도라와 0-0으로 비기고 주전들이 대거 빠진 바르셀로나에 0-6으로 완패해 비난의 목소리가 드세다. 중국축구협회의 둥후아 대변인은 "이런 결과는 중국팀의 명성을 깎는다"고 말했고 협회 고위 관리인 주허위앤은 "바르셀로나에 대패한 것은 국가적 치욕"이라며 불만을 토로할 정도. 또 `충칭비지니스뉴스'는 "한 감독이 이끄는 중국팀은 초등학생 축구단 같다"고비난했고 중국 CCTV의 아나운서는 "이같은 졸전으로 중국축구는 속옷까지 벗어던졌다"고 조롱했다. 중국축구협회는 공식적으로는 한 감독을 신임한다며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맡기겠다는 입장을 천명했지만 앞으로 남은 FIFA랭킹 93위 알바니아와의 친선경기마저패한다면 경질설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일본에서 영웅 대접을 받아온 지코 감독 또한 빛이 바랜지 오래다. 지코 감독은 독일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2승으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FIFA랭킹 64위 오만과 109위 싱가포르를 상대로 어이없는 플레이 끝에 1점차로 신승해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심지어 일본 닛칸스포츠는 최근 일본축구협회가 유고슬라비아 감독 출신인 이브카 오심을 후임으로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지코 감독의 심기를 더욱 불편케했다. 유럽 투어에 나선 지코 감독은 23일 "독일월드컵까지 마친 뒤 지도자 인생을 접겠다"며 자존심 회복을 선언했지만 29일 열리는 강호 체코와의 평가전 결과가 향후 진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