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들이 국내에서 자산을 대폭 늘려가고 있는데 반해 국내은행들의 해외영업은 정체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국내 은행의 해외진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말 국내 은행의 88개 해외점포(지점, 현지법인)의 자산규모는 2백14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9년 3백23억달러에 비해 33% 줄어든 것이며 전체 은행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6%에서 2.6%로 급감했다. 반면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자산은 99년 3백5억달러에서 매년 급증해 지난해말에는 7백46억달러에 이르렀다. 경영실적 면에서도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2천만달러로 외국은행의 61개 국내지점 순이익 3억8천만달러의 5.3% 수준에 그쳤다.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총자산이익률도 0.09%로 외국은행 국내지점(0.59%)에 비해 크게 미흡했다. 특히 국내 은행들은 해외에서 교포들을 주고객으로 삼는 등 사업구조도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대출 가운데 현지 외국인이나 외국기업에 빌려준 돈은 14.0% 불과했고 국내 기업 및 현지법인에 59.9%, 교포와 교포기업에 26.1%를 각각 대출해줬다. 한편 작년 말 현재 국내 은행들의 해외점포는 26개국, 88개(지점 63개, 현지 법인 25개)로 1년 전보다 1개 줄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