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폰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도 불구하고 PDA폰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KT가 PDA폰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네스팟스윙' 가입자 유치에 나섰지만 한달 남짓 기간에 예약가입자는 1천6백30명에 그쳤다.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LG전자의'SC-8000'은 출시 20일이 지나도록 아직 일반인에게 판매조차 되지 않고 있다. 27일 서울 테크노마트 PDA 전문매장엔 보조금이 지급된 PDA폰이 깔렸지만 판매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 손영태 PDA몰 사장은 "어제 하루 제품 문의전화가 20통쯤 걸려왔지만 판매는 3대에 그쳤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정부 시책이 발표된 지난 13일 이후 매장에 PDA폰을 진열하고 물량을 확보하는 등 특수를 기대했다. 그러나 열흘 넘게 보조금 지급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아 혼란을 겪기도 했다. KT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네스팟스윙 전용 PDA폰인 '포즈X301' 1천6백30대를 인터넷(www.nespot.com)을 통해 예약 판매했다. 출고가격이 77만원인 이 단말기는 보조금 25%가 적용돼 57만7천원에 팔리고 있다. KT는 전국 38개 영업국에 있는 7천여명의 판매 전담사원을 내세워 연말까지 네스팟스윙 전용단말기 3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1만대 가량을 발주했으나 주문이 기대에 못미쳐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보조금이 적용되지 않는 LG전자의 SC-8000은 훨씬 심각한 상태다. 지난 9일 출시 이후 지금까지 단 1대도 일반 소비자에게 팔리지 않았다. SK텔레콤이 당분간 PDA폰에 보조금을 주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이 제품을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LG전자도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상황에선 일반인들이 구매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 제품의 유통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LG전자 관계자는 "SC-8000은 출고가격이 89만원이나 돼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팔리기 어렵다"며 "SK텔레콤이 보조금 지급을 결정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PDA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음달 중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대상과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삼성전자 LG전자 등 PDA폰 제조업체들에도 출고가격을 내려달라고 요구할 예정이어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최명수·김태완·송주희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