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를 앞두고 물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진로석수 풀무원샘물 제주삼다수 등 기존 생수시장에 대기업 대한항공이 신규 진입하고 농심롯데칠성이 신제품과 제휴제품을 선보여 업체간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외국 유명 브랜드인 네슬레와 에비앙이 국내 업체와 유통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업체와 외국 업체간 물전쟁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기내용으로 소량 생산해온 '제주광천수'를 하루 1백t으로 늘려 일반에도 판매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후발 주자로 뛰어드는 만큼 대한항공은 생수를 고급으로 차별화해 국내외에 판매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주로 호텔이나 가정용으로 주문받아 판매한다. 브랜드는 마루수 등 한글이름 10여개 중에서 선택할 예정이다. 판매와 생산은 대한항공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맡는다. 롯데칠성음료는 세계적인 생수 브랜드인 에비앙과 제휴해 생수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양측은 최근 제휴협약을 맺고 에비앙은 생산을,롯데칠성은 유통·판매를 맡기로 했다. 에비앙은 세계 1백5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유명 생수 브랜드로 한국 수입 생수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생수시장 전체에선 1%에 불과해 전국 유통망을 가진 롯데칠성과의 제휴로 판매량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세계 최대 생수회사인 네슬레도 풀무원샘물과 제휴해 이번 여름부터 본격적인 시장잡기에 나선다. 네슬레는 작년 12월 풀무원샘물을 사실상 인수(지분 51% 매입),선진 생수시장 노하우로 한국 소비자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네슬레는 비텔 페리에 등의 유명 브랜드를 앞세워 선진 1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대기업과 외국 유명 브랜드의 잇단 시장 진출로 기존 국내 브랜드들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농심은 기존 제주삼다수 외에 홍삼수를 최근 출시,차별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가정에서 홍삼을 넣고 끓인 물과 똑같은 이 제품은 소비자들이 생수병처럼 들고 다니며 마실 수 있도록 페트병에 담았다. 국내 1위 업체인 진로석수는 기존 제품 외에 온천수를 개발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온천수를 가정에 공급해 세수용이나 목욕용으로 공급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존 생수에 그치지 않고 미용용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일화도 일화생수와 초정생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할인점과 일반가정을 상대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올해 2천5백억원 규모로 예상된 생수시장이 3천억원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고유 브랜드와 외국 브랜드간의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