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택(康元澤) 숭실대(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향후 한국정치는 지역대결 형태에서 이념적인 대결의 형태로 변모해 갈 것"이라고밝혔다. 강 교수는 23일 오후 목포 신안비치호텔에서 관훈클럽(총무 남찬순)과 한국정치학회(회장 심지연)가 공동 주최한 `4ㆍ15 총선과 정국전망'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탄핵정국과 17대 총선'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번 17대 총선은 한국정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로 당선자들의 세대적 구성에 큰 변화가 생겼고 의회에 진입한 정치세력의 구성도 크게 달라졌다"면서 "민주화 이후 지역주의적 분할 구도하에서 한국정치를 이끌어 온 주요 축인 민주당과 자민련이 사실상 몰락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같은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야당이 주도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면서 "과거 지역주의 경쟁이 2002년 대선을 거치면서 보수와 진보간의 이념적 대결구도로 변모해 갔고 탄핵은 양극적 대립을 더욱 강화하는결과를 낳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민주당과 자민련의 몰락으로 인해 선거 결과 향후 한국정치의 주요 경쟁축은 더욱 더 지역으로부터 이념적인 대결 형태로 변모해 갈 것"이라면서 "특히 민주노동당의 성공적인 의회 진입은 우리 정치권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확대하고 이념적 대표성을 보다 다양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정치권이 유권자들의 정치적 욕구 변화에 적절하게 반응하지못하면 외면받을 수 밖에 없으며 자기변혁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정당만이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강명세(姜明世)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7대 총선과 정치발전'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열린우리당의 압승을 이끈 견인차는 포퓰리즘(populism)"이라면서 "탄핵가결후 촛불정치로 점화된 포퓰리즘은 기성정당을 몰락시키고 열린우리당의 인기를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촛불정치로 촉발된 한국형 포퓰리즘의 확산은 한국사회가 빠져있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경제불황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지난 수십년 동안 한국정치가 배제했던 민중 저항으로부터 생겨났다"면서 "곧 사라질 단기적 현상이 아닌 한국의 포퓰리즘에 한국정당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재편선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김의영 경희대(정치학과) 교수, 박재창 충남대(정치외교)교수, 김부겸 열린우리당 의원,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송영언 동아일보 논설위원 등이 토론자로 나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목포=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chog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