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후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념으로 갈린 남북한 그리고 대만과 중국이 50여년이 지난 지금 남북한은 '민족주의'로가까워지고 있는 반면 양안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고 대만 일간 중국시보(中國時報)가 21일 보도했다. 대만 중앙연구원 정치학 연구소 우위샨(吳玉山) 주임은 이 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민주화 동지인 한국과 대만의 닮은 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양안관계를조명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50대 젊은 지도자이며 인권변호사 출신이자 젊은 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점 ▲과거 권위주의적 정권이자 거대야당인 한나라당과 국민당(國民黨)을 이긴 점 ▲노 대통령과 천 총통 모두 운동권출신을 중용한 점 ▲노 대통령은 탄핵 위기로 4.15 총선에서, 천 총통은 총격 사건으로 제11대 총통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점 등을 공통점으로 지적했다. 우 주임은 "여러 공통점에도 불구, 한국과 대만의 현상황이 판이한 원인은 한국과 대만의 핵심정책인 '대북정책'과 '중국정책'에 있다" 면서 "한국은 민주화 이후강경 대북 노선이 누그러지고 특히 '햇빛정책'으로 남북 관계가 가까워진 반면 대만은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의 '양국론(兩國論)',천 총통의 해협 양안에 위치한 국가대 국가라는 '일변일국(一邊一國)'론으로 양안 관계가 긴장 일로를 달리고 있다"고말했다. 그는 또 "대만과 한국이 미국의 최종적인 안전 보장을 받고 있으나 양국의 민족주의 노선은 오히려 대미 관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주임은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은 모두 미국의 대북 강경노선에 협조하지 않아 한미 관계가 예전만 못하고, 대만은 미국에 알리지 않은 채 독자적인 독립 노선으로 베이징의 무력침공 마지노선을 끊임없이 탐색하는 등 대만 해협의 위기를 고조시켜 미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민족주의는 북한의 호응을 얻고 있는 반면 대만은 오히려 중국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대비한 뒤 "남북한과 중국-대만의 역사.문화 배경이 다른결과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핵심은 한국이 남북한 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하면서 북한에 다가서는 반면, 양안관계에서 열세인 대만은 주체성을 강조하며 탈 중국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