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 해법을 둘러싸고 미국이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데 대한 아랍권의 분노가 고조되면서 미국과 아랍 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맺고 있는 요르단과 이집트도 미국의 중동 정책을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 향후 중동평화 로드맵 이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있다. 압둘라 요르단 국왕이 21일로 예정됐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을 연기한 것은 온건 아랍국조차 미국의 중동 정책에 반기를 들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요르단 정부는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중동평화 로드맵에 대한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팔레스타인 영토의 최종적 상황과 관련해 미국의 입장을 분명하게하기 위한 양측의 의견 절충이 결론에 이르기 전에는 회동이 성사되지 않을 것임을분명히 했다. 압둘라 국왕의 미국 방문 연기에 앞서 나빌 사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장관도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의 이번 주말 회동도 취소했다. 이처럼 중동평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측의 입장을 대변할 협상 파트너들이 미국과 대화를 거부함으로써미국의 중재력이 손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에서 요르단강 서안의이스라엘 정착촌을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팔레스타인 분리안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부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귀환권을 인정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정책도 인정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잠식 기도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지지에 대해 아랍권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도자 압델 아지즈 란티시를표적 살해하자 아랍권의 분노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아랍 세계의 분노는 새로운 정점에 달했다고 경고했다. 마르완 무아샤르 요르단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에 대해 1967년 중동전쟁 이전의경계선으로 후퇴할 것을 촉구했다. 무아샤르 장관은 중동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 그리고 동예루살렘에 대한 영토적 요구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랍권의 강력한 반발로 중동평화 과정이 위기에 봉착하자 미국은 기존의 강경입장을 누그러뜨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파월 국무장관은 미국은 중동평화 로드맵 이행을 계속 지지할 것이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협상 결과에 대한 어떠한 사전 판단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대외정책 담당 대표와 만나 미국은로드맵에 따른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지지하며 부시 대통령이 지난 주 이스라엘측 입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과는 별개로 로드맵은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동평화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들은 팔레스타인측의 동의를 얻어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AP.AF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