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케팅 분야의 1인자로 꼽히는 이장우 이메이션코리아 사장.그는 요즘 '공연예술 마케팅을 강의하는 문화CEO'로 눈코뜰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성균관대 '공연예술협동 석·박사 과정' 강의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에도 예술경영 박사과정에 도전하는 공부벌레,글로벌 기업의 현직 대표,시시각각 변하는 경영현장의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수하는 교수.그야말로 1인3역이다. 그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대부분 '현역'.뮤지컬 배우도 있고 연극 연출가도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에 근무했던 공연기획자 김지윤씨와 무용 전공의 김유경씨가 24세로 막내.회사를 세 개나 운영하는 인영기업의 문웅 대표(53)는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 사장은 이들과 함께 순수 공연예술과 경영·마케팅의 접목을 '문화적인 방식'으로 조화시키며 강의를 이끌어간다. 격주 목요일마다 이어지는 수업은 철저히 토론식이다. 그동안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시작으로 발레 등 무대예술을 다뤘다. 영화와 방송 부문도 다룰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 대표인 그가 문화마케팅 전도사로 나선 것은 감성을 중시하는 천성 탓이기도 하지만 위기에 처했던 회사를 되살린 힘이 바로 문화였기 때문.그는 전직원의 책값을 회사돈으로 지원하는 '독서 경영'과 '창의력 경영'으로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를 회생시켰다. 1997년 29억원의 적자를 냈던 회사를 2년만에 15억원의 흑자로 반전시켰고 지난해에는 매출을 2백31억원으로 끌어올렸다. 그의 노하우는 '마케팅 잘하는 사람,잘하는 회사' 등 베스트셀러 네 권으로 빛을 발했고 끊임없는 공부와 강의로 이어졌다. 가난한 극단과 무대공연 단체를 남몰래 돕는 작업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경영과 문화예술의 접점에서 아름다운 꽃이 핀다'는 믿음이 그를 여기까지 밀고온 힘이다. 메세나운동에 관한 지론도 마찬가지.그는 "기업이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단순히 기부라는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고객에 대한 투자와 서비스라는 측면을 통해 문화예술 단체와의 적절한 조화를 거치면 큰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