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집권2기 구상과 맞물려 주요 당.정 포스트에 누가 포진할 것인지가 벌써부터 화제다. 물론, 노 대통령의 권한정지 상태에서 이같은 하마평은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도있다. 그러나 탄핵 문제가 정치적 해결이든, 헌재 결정이든 늦어도 내달중에는 어떤식으로든 해결이 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여권 핵심에서 집권 2기의 큰 밑그림 그리기에 착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노 대통령의 집권 2기는 정치인의 대거 내각 입성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가 당내에 많이 있다. 노 대통령이 당선직후 첫 조각때 `총선이 끝난후 정치인의 내각 참여'를 언급한적이 있을 뿐 아니라 총선을 전후해 당에 들어온 인사들에 대한 배려 및 영남 낙선자들에 대한 구제 차원에서도 상당수의 입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고 건(高 建) 총리의 후임이다. 고 총리는 탄핵사태 전이긴 하지만, 총선이 끝난뒤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고, 집권 2기 내각 교체는 `조각'에 맞먹는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총리 교체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당내에서는 김원기(金元基) 최고상임고문과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로 일단후보군을 압축시키고 있다. 하지만 김 고문의 경우 현재 17대 국회 당선자 가운데 최다선(6선)이라는 점에서 국가서열 2위인 국회의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많다. 더욱이 총선직후인 16일 노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청와대로 불러 오찬회동을가진 것을 놓고 그에게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선거 막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올인' 차원에서 비례대표 후보직을 사퇴해국회 입성이 좌절된 정동영(鄭東泳) 의장이 집권 2기 정부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정 의장의 한 측근은 "원 구성이전에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한다는 것이 정 의장의 생각"이라며 "행보와 관련해서는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가 여권내 가장 유력한 차기대권 후보라는 점에서 그에게 행정부 경험의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입각설의 배경이다. 노 대통령의 대선 후보 경선당시 원내로서 가장 먼저 지지를 선언한 천정배(千正培) 의원의 행보도 관심이다. 그는 일단 원내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법무장관으로 교통정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내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이우재(李佑宰) 의원의 농림부 장관기용설,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이부영(李富榮) 의원 배려설도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영남지역에서 선전한 이강철, 이 철, 김정길씨 등 낙선자들의 청와대및 내각 진출 가능성도 무게 있게 거론되고 있다. 또한 비례대표 당선자 가운데도 홍창선 전 카이스트 총장, 정덕구 전 산자부 장관 등 일부인사들의 입각 가능성도 있지만, `의원을 달자마자 입각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당에서는 중도파인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가 원내정당화로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원내대표를 다시 맡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많다. 당과 청와대의 가교 역할로는 노 대통령 핵심측근 가운데 시니어 그룹인 염동연(廉東淵) 당선자와 이강철씨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