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0일 실시되는 필리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대선후보들에 대한 신변경호 강화를 지시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17일 담화문을 통해 공산반군 세력이 대선을 방해하기 위해 대선후보들을 포함한 출마정치인들에 대한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뒤 이를 막기 위해 경찰이 출마자들에 대한 신변경호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로요 대통령의 이런 지시는 공산반군인 신인민군(NPA)이 조직 운영에 필요한자금 확보 수단의 하나로 출마자들을 납치한 뒤 이들로부터 몸값을 받아내려는 음도를 꾸미고 있다는 카톨릭 사제들의 경고 직후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군 정보당국은 NPA측이 '선거출마허용비' 명목으로 출마자들로부터적어도 500만페소(8만9천달러)를 거둬들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노베르토 곤살레스 국가안보보좌관도 NPA측이 후보자들로부터 돈을 강제적으로거둬들일 뿐만 아니라 자신들과 관계가 있는 군소정당에 표를 몰아줄 것을 협박하고있다고 주장했다. 곤살레스 보좌관은 원내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6개 정당을 무효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면서 이들이 NPA와 연관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 로돌포 가르시아 군참모총장(중장)도 지난 1969년부터 반정부 무장투쟁을 벌여온 공산당 무장조직인 NPA가 강제징수를 통한 모금활동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전국 4만2천여개의 지역과 마을 가운데 500여군데 이상에서 '유령정부'로 행세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선거와 관련된 폭력사태로 모두 117명이숨지고, 124명이 부상했다면서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공산반군들의 공격에 의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