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9.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과열과 이에 따른 경착륙 우려를 낳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 국가통계국(NBS)이 이날 발표한 1.4분기 GDP성장률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9.7% 증가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7% 전후로 낮춰 잡았음에도 불구, 초반부터 예상보다 높은 9%대를 넘어선 것은 국내 투자확대와 수출호조세 덕분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지난해의 연간 GDP 성장률 9.1%를 넘어서는 이같은 분기 성장률은 중국경제가 과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이 기간 과잉 투자 우려가 가장 높은 부문은 기업의 설비투자와 부동산 등 고정자산으로 1분기 고정자산 투자는 43%가 급증했다. 특히 중앙의 통제가 잘 미치지 못하는 하위 지방정부에서 건설 등 특정 부문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날로 심화되면서이 부분의 올 1-2월 투자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60%이상이 급증했다. 그 결과 원자재 부족과 에너지 병목현상이 나타나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NBS의 정징핑(鄭京平) 대변인도 15일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하면서 고정자산에대한 과잉투자 및 지방정부 차원의 과잉 투자 행태를 "정책 실패"라고 이례적으로시인했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고정자산 투자 증가세는 아직 너무 높으며 일부 건설프로젝트에 대한 비합리적인 투자가 통제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1분기 경제성적은 매우 고무적이지만동시에 현존하는 문제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관리도 지방정부가 건설프로젝트에 필요한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과 같은 원자재 확보를 위해 은행들을 상대로 막강한 대출압력을 넣고있으며 중앙정부가 이를 제지하려 해도 먹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은행권의 신규대출은 1년전에 비해 20%가 늘었으며 이는 중앙은행의 대출 목표치보다 3% 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FT는 또 중국 경제가 지난 1분기 GDP성장률을 9.7%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공식통계는 실질적인 성장률보다 낮게 잡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의 실질적인 성장률은 연간 11-12%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처럼 중국 경제의 과열우려가 높아지면서 인민은행도 지난 11일 은행의 지불준비율을 0.5% 포인트 올린 7.5%로 상향 조정하는 조치를 취하고 중국 은행감독위원회(CBRC)도 7개 지방에 관리들을 파견, 지방정부의 과잉투자를 규제하기 위한 정책의지를 보였다. WSJ는 이와 관련,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중국 경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중국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얼마나 강력할지, 또 정부가 개입할 시기가 언제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소 낙관적인 분석가들은 중국 정부가 너무 빨리 시장에 개입할 경우 경제 성장세를 하락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반면 다른 분석가들은 과잉투자를 방치할 경우 기업부실과 막대한 부실채권 문제를 누적시켜 중국경제를 경착륙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홍콩 소재 모건 스탠리의 중국 담당 애널리스트인 앤디 시에는 중국 경제의 과열양상에 대해 "엄청난 모럴 해저드 위험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돈으로 놀이를 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모든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며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창석기자 kerber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