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이 게임 산업의 미래입니다." 인기 게임 '울티마' 시리즈를 탄생시킨 세계 3대 게임개발자중 한 사람인 리처드 게리엇. 엔씨소프트의 미국법인 대표인 로버트 게리엇의 동생이기도 한 그는 "모든 게임은 '온라인'으로 가고 있다"며 "미국의 일부 대형 게임업체들이 이런 흐름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점에서 온라인게임으로 세계 무대에 나선 한국 게임업체들은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게리엇과의 일문일답. -미국 내에서 '리니지Ⅱ' 등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에 대한 평가는. "미국에서도 리니지Ⅱ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무엇보다 화려하고 세련된 그래픽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전성기를 한참 지나서야 미국에 진출했던 '리니지'와는 다른 결과를 낼 것이라고 장담한다. 세계적 개발사인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한국 온라인게임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울티마'나 '디아블로' 등 미국 게임의 아류작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한국 게임은 스토리 전개나 그래픽 모두 탁월하다. 그동안 게임은 대개 판타지나 중세 유럽의 신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서로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크게 어필하지 못한 것은 아마 커뮤니티의 속성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 아시아 게이머들은 PvP(플레이어간 결투)를 선호하는데 비해 미국 유럽 사람들은 공동의 적을 물리치기 위해 함께 싸우는 PvE(Player vs. Environment) 방식의 게임에 익숙해져 있다." -개발중인 '타뷸라 라사(Tabula Rasa)'에 대해 얘기해달라. "기존 게임과 전혀 다른 온라인게임이다. '깨끗이 닦아낸 빈 서판'(blank slate)이란 뜻의 라틴어로 완전히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에서 붙였다. 미지의 행성에서 악을 물리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SF판타지를 배경으로 하지만 우주선이 등장하진 않는다. 싱글플레이어 게임처럼 자신이 특별한 영웅이 된 것처럼 싸우면서도 멀티플레이어 게임의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장기적으로 콘솔 기반의 온라인게임과 PC 기반의 온라인게임중 어느 것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는가. "콘솔과 PC 기반 온라인게임은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고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PC 기반의 온라인게임이 승리할 것으로 본다. 콘솔은 별도의 기기를 구입해야 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세상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있다." 오스틴(미국 텍사스)=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