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은행장 연봉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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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국민은행 종합검사에 나서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내달 12일까지 진행 예정인 검사에서 경영실태 평가,자산 건전성,수익성,유동성 점검 등 통상적인 검사 대상 외에 김정태 행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연봉까지도 점검 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금융계에선 "감독기관이 이제 은행장 연봉까지 검사하느냐"며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김 행장의 연봉은 지난달 이슈화됐다가 마무리된 사항이다.
김 행장은 지난해 8억4천만원의 연봉과 8억4천만원의 성과급을 각각 받았다.
국민은행 노조는 7천5백억원이란 막대한 적자를 냈는데 CEO가 8억4천만원이란 거금을 성과급으로 받아서 되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지난달 23일 정기 주주총회때 주주들간 토론에 부쳐졌다.
국민은행 경영진은 김 행장이 △주식투자로 2천억원 이상의 수익을 남겼으며 △LG카드 처리문제에서 국민은행의 이익을 강조하는 입장을 견지했으며 △지난해 주가가 22% 상승해 기업가치 상승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주주들은 경영진의 설명을 수용했다.
7천5백억원의 적자는 행장의 경영행위와는 무관한 국민카드 합병으로 인한 손실임도 인정했다.
그런데 금감원이 '뒷북'을 치고 나왔다.
금감원은 표면상으론 은행의 수익성을 살펴보다 보면 임직원의 급여에 대한 점검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금융계에선 금감원의 이런 처사가 '미운 털'때문이 아닐까 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김 행장이 평소 시장논리를 강조해왔고,지난해 말 LG카드를 처리할 때 금융감독위원회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 감독당국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은행장 못해 먹겠다'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의 표현대로 이번 검사가 간섭이 아니길 기대해본다.
박준동 경제부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