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제68회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는 첫날 악천후와 일몰로 경기진행이 순탄치 못한 가운데 주요선수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한국인 최초로 2년연속 이 대회에 출전한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4연속버디 끝에 공동8위에 오른 반면 타이거 우즈(28·미국) 마이크 위어(34·캐나다) 비제이 싱(41·피지)은 예상 커트라인 언저리에 머무르며 중위권에 포진했다. 영국의 '신예' 저스틴 로즈(24)가 5언더파(버디6 보기1) 67타로 2타차 단독선두에 나섰다. 8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길이7천2백90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1라운드. 전반을 2오버파(버디1 보기3)로 마친 최경주는 11번홀(4백90야드)에서 티샷이 올해 새로 심은 소나무(36그루) 사이에 멈춰 보기를 범했다. 3오버파로 중위권. 그러나 가장 많은 갤러리들이 운집한 12번홀(1백55야드)에서 5m거리의 버디를 성공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지난해 4라운드 동안 이 홀에서 1오버파(보기-파-파-파)를 기록했던 부진을 한꺼번에 씻어버린 상큼한 버디였다. 여세를 몬 최경주가 13번홀(5백10야드)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에 떨어뜨릴 즈음 갑작스럽게 천둥이 치는 바람에 경기중단 사이렌이 울렸다. 최경주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는 듯한 불길한 조짐이었다. 약 두시간 후 다시 그 자리에 돌아온 최경주는 그러나 홀까지 2백8야드 남은 상황에서 4번아이언샷을 멋지게 그린에 올렸다. 4m거리의 내리막 이글 기회. 볼이 홀을 살짝 비켜가며 이글을 놓친 최경주는 연속버디로 만족해야 했다. 그린이 까다롭기로 정평난 14번홀(4백40야드). 페이드구질인 최경주의 티샷이 공교롭게도 왼쪽 소나무 옆에 떨어졌다. 핀은 그린 왼쪽 가장자리에 꽂혀있어 절묘한 드로구질이 요구되는 상황. 거리는 1백78야드. 최경주의 6번아이언샷이 왼쪽으로 스핀을 먹어 그린에 떨어진 뒤 데굴데굴 홀을 향해 굴러갔다. 깃대를 스친뒤 약 50㎝에 멈추어 3연속 버디. 최경주는 경기 후 그 6번아이언샷을 "오늘의 베스트샷"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15번홀(5백야드)에서도 기막힌 로브샷을 구사,버디를 잡아냈다. 최경주가 12∼15번홀에서 잡은 버디 가운데 12번홀을 제외한 나머지 3개는 '이글성 버디'였다. 그리고 첫날 '4연속 버디'를 기록한 선수는 최경주가 유일했다. 14번홀까지 4오버파를 기록한채 일몰을 맞은 타이거 우즈는 공동 55위. 우즈는 플레이가 안풀리는지 자주 클럽을 내동댕이쳤고,경기후에는 인터뷰도 고사한채 모습을 감췄다. 이날 오전에 비가 내린데 이어 오후에는 천둥번개가 닥쳐 경기가 두시간여 중단되는 바람에 18명의 선수가 1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이 대회는 2라운드후 공동44위까지,또는 선두와 10타이내에 든 선수들만 3,4라운드에 진출한다. 오거스타(미 조지아주)=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