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이 급증,올 투자여력이 사상 최고수준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 등 3개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2조원으로 상장사 전체 보유액의 3분의 1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5일 증권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상장법인 4백25개사(금융업,관리종목 등 제외)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현재 36조7천6백5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9.1%(5조9천75억원) 늘어난 것이다. 상장사가 올해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총액(7조2천억원)을 제외하더라도 당장 자사주매입이나 설비투자 등에 동원 가능한 현금이 29조5천억원에 달한다. 현금보유가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로 5조5천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26일 배당금으로 집행한 8천8백억원을 제외해도 4조6천억원정도가 남아있다. 현금성 자산의 증가로 상장기업의 유동비율도 전년대비 1.6%포인트 증가한 1백4.26%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유동비율은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1년 이내에 지급해야 할 유동부채로 나눈 것으로 기업의 단기지급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다. 성보화학 고려산업개발 다함이텍 등 3개사는 유동비율(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 비율)이 1천% 이상으로 상장사중 단기 채무지급 능력이 '으뜸'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원화성 엔씨소프트 대덕GDS 환인제약 동아타이어 조흥화학 등도 높게 나왔다. 반면 동양백화점 녹십자 신세계 데이콤 등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더 많았다.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도 4.42배로 전년도의 2.23배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상이면 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충분히 이자를 갚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자보상배율이 전년도보다 개선된 것은 상장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8조3천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9천억원(8.33%)정도 늘어난 데 반해 상대적으로 이자비용(8조6천억원)은 2조3천억원(20.79%)가량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매출액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금융비용부담률도 1.99%로 전년대비 0.49%포인트 낮아졌다. 차입금이 없어 이자부담이 '제로'인 상장사는 강원랜드 남양유업 제일기획 넥상스코리아 신도리코 신세계건설 퍼시스 LG애드 환인제약 광주신세계백화점 모토닉 SJM 등 12개사로 지난해보다 2개사 늘었다. 그러나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못내는 기업도 전년과 비슷한 1백32개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