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1·4분기에 마케팅 비용으로 무려 1조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분석됐다. 번호이동성제도가 도입돼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이 줄었고 LG텔레콤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업체들은 지난 1·4분기에 9천2백69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추정됐다. 고객이탈을 막아야 했던 SK텔레콤은 3개월간 5천2백53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 작년 1·4분기(3천5백70억원)보다 47% 늘어난 규모며 올해 마케팅 예산 1조8천억원의 29%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LG텔레콤과 KTF의 마케팅 비용을 합친 금액(4천16억원)보다도 31%나 많다. SK텔레콤의 지난 1·4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6% 늘어난 2조3천9백12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7.5% 줄어든 6천3백93억원으로 추정돼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KTF와 LG텔레콤의 마케팅 비용도 대폭 늘었다. KTF는 지난해 1·4분기보다 45% 많은 2천4백58억원,LG텔레콤은 2배 규모인 1천5백58억원을 썼다. 두 회사는 올해 마케팅 예산의 30% 이상을 1·4분기에 사용했다. KTF의 순이익은 작년 1·4분기(9백22억원)보다 31% 적은 6백33억원에 그쳤다. LG텔레콤은 작년에는 4백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올해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7억원과 2백11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동부증권 김성훈 연구원은 "번호이동성제도 도입을 계기로 고객 쟁탈전이 붙는 바람에 3사 모두 지나치게 많은 돈을 마케팅에 쏟아부었다"며 "과다한 마케팅 비용이 실적악화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