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가 화려하게 막을 올린 가운데 한화의 노장 송진우(38)가 마운드 불안을 말끔히 씻으며 개막전을 승리로이끌었다. 송진우는 4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챔프 현대를 맞아 7이닝 동안 27타자를 2안타만 내주고 삼진 5개를 뽑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4-1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해 팀 최다승(17승) 이상목(33)이 롯데로 옮겨갔고 송진우 역시 작년 시즌말 팔꿈치 이상으로 일본에서 수술을 받았던 터라 올시즌 마운드 불안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던 처지. 하지만 송진우는 사실상 복귀 무대인 이날 예전의 빼어난 제구력을 앞세워 현대의 막강 화력을 잠재워 마운드 운용에 힘을 불어넣었다. 한화는 송진우의 호투에다 3회 이범호의 시즌 1호 홈런, 5회 이영우의 솔로포등에 힘입어 작년 시즌 최우수선수(MVP)이자 개막전에서만 5연승했던 정민태에게 패배를 안겼다. 기아 역시 용병 리오스(33)가 올시즌 불안해진 마운드 우려를 말끔히 씻는 호투속에 두산을 9-7로 꺾었다. 올해로 국내 3년째인 리오스는 2002년 14승을 거두며 기아 에이스로 화려하게한국무대를 밟았고 지난해 10승에 그쳤으나 이날 빼어난 투구로 기아 마운드에 힘을보탰다. 개막전의 빅카드로 꼽힌 LG와 SK의 문학 경기에서는 '기타 파동'을 일으키며 LG에서 SK로 옮겨간 이상훈(33)이 3-1로 앞선 8회초 1사후 등판,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5-1 승리를 지켰다. 삼성은 대구에서 롯데를 맞아 4-4로 팽팽하게 맞서던 9회말 김종훈의 끝내기 안타로 5-4로 이겼다. 한편 이날 4개 구장에는 8만3천253명이 입장, 개막전 최다관중(종전 2000년 8만1천830명) 기록을 갈아치웠다. ●수원(한화 4-1 현대) 시범경기 홈런 4방을 쏘았던 이범호가 프로야구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되면서 투수 송진우와 함께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로 옮긴 이범호는 3회 1사에서 정민태의 5구째를 끌어당겨 쳐 좌월 솔로포를 작렬,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될 양상이던 승부에서 귀중한 선취점을 뽑아내며기세를 올렸다. 한화는 이어 4회 데이비스가 2루타로 나간 후 정민태의 폭투때 과감한 베이스러닝으로 3루를 밟았고 이어 엔젤의 내야 땅볼때 홈을 밟아 1점 더 달아났고 5회 이영우도 솔로포가 작렬, 3-0을 만들며 승기를 굳혔다. ●잠실(기아 9-7 두산) 손지환이 1-1로 팽팽하던 승부에서 시원한 2점포를 작렬, 팀 승리를 이끌었다. 손지환은 4회초 2사 3루에서 두산 키퍼의 3구째를 끌어당겨쳐 좌월 2점포를 만들며 팀 화력에 불을 댕겼다. 기아는 5회초 선두타자 김종국부터 시작해 장성호, 마해영이 잇따라 안타를 뿜어내며 3점을 뽑아내 사실상 승리를 굳혔다. 6회까지 두산 타선을 안타 2개로 묶던 기아 선발 리오스는 5회말 두산 안경현의머리를 맞히는 실투로 프로야구 개막전 1호이자 올 시즌 프로야구 퇴장 1호의 '옥에티'를 남겼다. 두산은 9회말 안경현이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추격했지만 초반에 잃은 큰 점수차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문학(SK 5-1 LG) 정경배가 2타점 안타를 터뜨려 3-1로 역전하자 SK 조범현 감독은 승리를 확신하며 LG에서 옮겨온 이상훈을 마운드에 올려보냈다. 이상훈은 8회 1사후 등판, 삼진 1개를 포함해 무안타로 LG 중심타선을 틀어막으며 기타 연주 문제로 자신을 트레이드했던 LG 이순철 감독에게 앙갚음했다. SK 박경완은 8회말 이상훈의 부담을 덜어주는 2점 아치를 뿜어내 개장 이래 최다 관중(2만8천944명)이 입장한 팬들에 보답했다. ●대구(삼성 5-4 롯데) 이승엽이 떠난 삼성이 지난해 시즌 최하위 롯데를 맞아 고전 끝에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개막전 승리를 안았다. 1회부터 1점씩을 주고받으며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뒤집던 양팀은 7회까지 4-4로팽팽히 맞섰다. 삼성은 하지만 9회말 1사에서 양준혁이 중전 안타를 쳐 진루, 승부를 끝낼 기회를 맞았고 노련한 승부사 김응용 감독이 2사 1, 2루에서 강동우 대신 김종훈을 내보내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종훈은 김응용 감독에게 보답하듯이 짜릿한 끝내기 좌전안타를 때려 승부를갈랐다. (서울.수원=연합뉴스) 양태삼.강건택기자 tsyang@yonhapnews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