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와 롯데가 '유통 1등 기업' 타이틀을 두고 신경전을 펴고 있다. 결산보고서상 매출은 신세계가 많지만 총 판매액은 롯데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3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 매출은 5조8천38억원,롯데쇼핑은 3조5천4백18억원으로 신세계가 2조2천억원 이상 많다. 신세계로선 지난 81년 롯데쇼핑에 '지존' 자리를 내준 후 22년 만의 1위 탈환이다. 당기순이익도 3천14억원의 신세계가 백화점 카드 부실 여파로 9백13억원에 그친 롯데를 여유있게 앞질렀다. 신세계의 약진은 주력사업인 할인점(이마트)이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이마트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60개로 롯데마트(33개)의 2배에 달한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결산서상 매출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금감원이 총 판매액 대신 유통업체가 실제로 받는 수수료만 매출로 잡도록 지난해부터 회계 기준을 바꿨기 때문에 장부상 매출은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새 회계 기준 적용으로 임대매장 위주의 백화점 비중이 높은 롯데쇼핑은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상품 직매입률이 높은 할인점이 많은 신세계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았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롯데는 영등포점 대구점(대구역사) 노원점(롯데미도파)이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 있고,신세계는 광주백화점만 독립법인이라 단순비교는 무리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롯데쇼핑의 총 판매액은 8조3천5백억원으로 7조6천억원선인 신세계보다 여전히 많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할인점 부문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총 판매액도 롯데를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