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철강, 섬유 등 주력 제조업 인력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국가경제의 성장잠재력에도 '빨간등'이 켜진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1일 '고령화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전략'이란 제목의보고서를 통해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부진 심화와 철강, 화학, 섬유, 조선 등 전통주력산업 인력의 급속한 고령화가 원활한 기술이전과 지속적인 기술개발, 기술인력의 고부가가치화 등을 저해하고 국가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00년에 37-39세이던 조선, 신발, 철강, 섬유 등 전통 제조업 근로자의 평균연령이 불과 2년만에 38-41세로 1-2세 높아지는 등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의류와 고무.플라스틱, 조선, 섬유업은 93-2002년 사이에 평균 5-6세 가량증가하며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첨단제조업인 반도체, 통신장비업과 컴퓨터 관련산업의 경우 이 기간에 각각 2.6, 2.0세 증가에 그쳤으며 정보처리.소프트웨어나 오락.문화 등 서비스산업에서는 평균연령이 각각 1.5, 0.6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던 일본 조선업계가 인력의 고령화로 경쟁력을 상실한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고 지적하고 ▲고령화가 심각하게진행중인 주력산업에 대한 지원강화 ▲노동력 이탈방지를 위한 근로세대 부담 경감확대 ▲실버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확대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우리사회의 고령화와 관련, "고령화사회(2000년)에서 고령사회(2019년)로 바뀌는데 19년밖에 걸리지 않는 세계 초유의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중"이라고지적하고 "오는 2050년께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34.4%에 달해 미국 26.9%,중국 30.0%, 태국 27.6%, 말레이시아 21.1%, 프랑스 32.7% 등 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2000년 현재 총인구에서 71.7%에 달했으나 2050년께는 55% 내외로 하락하고 노동공급 축소를 만회할만한 노동생산성과 자본의 증가가 이뤄지지 않는한 경제성장률이 1%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 경영조사팀 손세원 팀장은 "전통제조업은 아직도 우리나라 수출과 성장의 견인역할을 하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기업및 정부 모두 산업 고령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동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