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시인 T S 엘리어트는 그의 대표작 '황무지'에서 4월을 이렇게 노래했다. 4월이 잔인한 것은 그것이 황폐하기 때문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새싹과 꽃으로 대표되는 삶의 태동이 있기에 오히려 잔인하다. 한반도의 풍광이 우아한 자태를 한껏 드러내는 달.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4월의 가볼 만한 곳을 살펴본다. ◆개심사(충남 서산)=마음이 열리는 절집이라는 개심사.해미로 향하는 길 중간에 있는 이곳은 백제 의자왕 14년에 창건된 충남 4대 사찰의 하나다. 대웅전(보물 제143호),영산회괘불탱,명부전,신검당 등 문화재를 간직한 개심사를 중심으로 우거진 숲과 기암괴석 그리고 석가탄신일을 전후해 사찰 가득하게 피어나는 벚꽃이 선계를 연상시킨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서산마애삼존불상,초지와 벚꽃이 앙상블을 이루는 가축개량사업소 등 서산의 곳곳에는 향기로운 봄내음이 가득하다. 서산시청 문화관광과 (041)660-2498 ◆호암미술관과 희원(경기 용인)=호암미술관은 향긋한 봄날 수도권의 문화나들이 장소로 꼽힌다. 호암미술관 앞에선 일렁이는 호수를 끼고 펼쳐지는 산책로 '석인의 길'을 만날 수 있다. 산책로는 보화문 죽림 간정으로 이어져 파란 하늘을 그대로 담고 있는 법연지까지 이른다. 잘 다듬어진 전통정원 희원에선 가득한 봄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호암미술관 (031)320-1801 ◆동화사와 팔공산 벚꽃도로(대구시 동구)=팔공산에는 벚꽃도로를 따라 동화사 파계사 등 천년 고찰이 골짜기마다 들어서 있다. 마애불좌상,비로암 삼층석탑,통일약사여래대불 등 여러 불상과 탑이 산재해 있어 꽃구경 이외에도 사찰 답사를 함께할 수 있다. 인접한 파계사와 부인사를 연결하는 순환도로변의 벚꽃은 사찰답사 길의 싱그러운 간주곡이 된다. 팔공산 관광안내소 (053)985-0980 ◆나주 배과수원과 고분(전남 나주)=배꽃은 눈처럼 희고 달빛처럼 환하다. 어느 시인은 달빛 부서지는 배꽃 아래에서 마시는 술맛을 세상 최고의 맛이라고 했다. 4월 중순이면 나주는 배꽃 천지다. 특히 배과수원이 밀집해 있는 금천면 배박물관 근처와 봉황ㆍ세지면의 지방도로변은 배꽃으로 유명하다. 소박하면서도 매혹적인 배꽃 향기는 지나가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배꽃 외에도 영산포 영산강변에 조성된 노란 유채꽃밭,반남고분유적권 역시 둘러볼 만하다. 나주시청 관광기획팀 (061)330-8542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