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대출까지 해주면서 청약하라고 유혹해놓고 청약 인파가 밀리자 은행문을 닫아놓고 한명씩 들여보내면서 밖에서 몇시간째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한테는 아무런 설명도 안 해줘요" 서울 용산 주상복합아파트 시티파크 청약 마지막날인 24일.한미은행 종로지점에서 만난 한 주부는 "오전8시부터 4시간을 넘게 기다렸지만 은행직원들은 오히려 조용히 하라며 큰 소리를 쳤다"면서 "고객을 무슨 배급표 타러온 사람처럼 취급한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이날 오전 4시간동안 이 지점에서 청약접수를 완료한 사람은 1백60여명.대기 번호표라도 받아든 사람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축에 속했다. 이날 한미은행 수도권 각 지점에서 번호표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 속출했다. 을지로 본점에 온 40대 직장인은 "월차 휴가를 내고 목동과 영등포점 세 곳을 돌아다녔지만 번호표는 벌써 바닥이 나 있었다"며 "번호표를 본점에서라도 받은 게 다행이지만 얼마나 기다려야 할 지 안내방송도 안해준다"고 성토했다. 수출금융 업무를 보러 일산 신도시 한미은행 지점에 갔다가 청약인파에 밀려 애를 먹었다는 한 오퍼상은 "모델하우스의 몰린 엄청난 인파를 보고 평범한 시민들도 "청약대란"을 걱정했었는데 시공회사와 은행의 사전준비는 실로 한심한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시티파크 시공사측은 분양일자가 계획보다 일주일 늦어져 청약일정을 연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청약하러 은행을 찾았다가 5백미터 이상 늘어선 대기인파에 질려 청약을 포기했다는 여의도의 한 직장인은 "분양회사는 청약 바람을 일으키는데 급급했고 은행은 청약금 이자챙기기에만 욕심을 냈지 고객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며 분통을 트뜨렸다. 정인설 사회부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