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문명화된' 로마인은 눈과 같이 순결한것으로 그리고 야만인은 암흑과 무지의 상징으로 묘사하려는 유혹을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서문' 중) 「바바리안-야만인, 혹은 정복자」는 로마인의 시각에 의해 왜곡된 '바바리안'(야만족)의 역사를 재조명한 책이다. 영국 왕립지리연구회의 특별회원인 리처드 루드글리는 "역사는 흑백논리로 기록되어서는 안 되며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서기 300년에서 1천년 사이 고대 유럽의부족사를 소개한다. 기원전 2천년대에 등장한 켈트 족은 한때 유럽의 강자로 군림했으나, 로마의 정복 활동과 게르만 족의 팽창으로 기원전 1세기에는 그 세력이 급속히 쇠약해졌다. 갈리아는 로마의 영토가 됐고 대륙의 켈트 족은 자치권을 상실했지만 켈트의 문화적영향력까지 소멸된 것은 아니었다. 로마인들이 접촉한 브리튼 족은 기원전 5세기 경 영국 땅에 정착한 켈트 족이었다. 이들은 로마가 서유럽을 지배하기 전부터 이미 대륙의 켈트 족과 무역 및 문화교류를 해왔다. 켈트 족은 저마다 독특한 문화를 형성, 발전시켰다.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는웨일즈 어, 콘웰 어, 브리타니 어, 게일 어, 아일랜드 어 등은 모두 켈트 어에서 비롯된 언어들이다. 한편 훈 족은 몽골에서 흑해까지 펼쳐진 시베리아 대초원에 거주했다. 이들 유목민족은 뛰어난 기동성과 전투력을 이용해 유럽의 서쪽으로 진출, 막강한 정치력을행사했다. 훈 족의 언어와 문화는 다른 민족의 그것과 무척 이질적이었다. 그들은 고유의문화에 이란 유목민의 의복 문화를 접목해 중절모와 헐렁한 바지 등 새로운 스타일을 유럽에 소개하기도 했다. 책은 이어 게르만ㆍ앵글로색슨ㆍ바이킹 족의 역사, 로마제국과 이민족의 투쟁사,각 민족의 문화 유산 등을 살폈다. 뜨인돌 刊. 우혜령 옮김. 311쪽. 1만2천원.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