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아랍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23일 대규모 이스라엘 규탄시위를 주도하고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총리를 전범재판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살레 대통령은 하마스 지도자 셰이크 아흐마드 야신 피살에 항의, 수도 사나 한복판 알-타흐리르 광장에 운집한 100만 군중을 향해 샤론 총리를 국제법정에 전범으로 회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레 대통령은 국영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우리는 국제사회, 특히 유엔이 시온주의 국가에 제재를 단행하고 세계 최악의 테러리스트인 샤론을 전쟁범죄로 법정에회부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설 도중 샤론 총리를 가리켜 "평화의 새"로 가장한 "세계 제1의 테러리스트, 도살자, 최악의 범죄자"라고 비난했다. 살레 대통령은 "야신 암살사건은 아랍국가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비난하고"아랍권이 단결하지 못해 벌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에 대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노린 암살공격을 되풀이 하지 말도록 경고했다. 살레 대통령이 직접 주도한 이날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야신의 사진을 흔들고 미국 제품 불매를 촉구했으며, 성조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아랍국가에서 미국 대사관을 철수하라고 외쳤으며, 아랍 지도자들을 비난하는 구호도 나왔다,. 시위대는 유엔의 즉각 개입과 샤론 총리의 전범재판 회부를 요구하는 메시지를사나 주재 유엔 사무소에 전달했다. 시위 참가인파에 대해선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 추산은 3만명에서 100만명으로 큰 편차를 보였다. 이날 시위는 아랍권 최초로 대통령이 직접 주도한데다 샤론 총리에 대한 전범재판 회부를 공개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도 이날 카이로대학과 알-아즈하르 대학, 아인 샴스 대학, 메누피아 대학 등에서 3만명에서 최대 1만2천명이 참가한 이스라엘 규탄시위가 벌어졌다. 또 1천여명의 법조인들과 언론인 300여명이 변호사회관과 기자협회 사무실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