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적지에서 말레이시아와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을 치르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에 현지 잔디에 적응하는 것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당초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말레이시아의 무더위를 가장 장애물로 꼽았지만 21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적응 훈련을 마친 뒤 무더위보다 미끄러운 동남아 잔디가 더 어려운 적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카우그래스(cow grass)'라고 불리는 동남아 잔디는 한국 구장에서 볼 수 있는 유럽형 잔디보다 잎이 더 넓고 두툼하며 표면이 반질반질하다. 이런 잔디가 자라는 말레이시아 구장에서는 볼이 그라운드에 떨어지면 미끄러지듯 가속도가 붙고 바운드도 불규칙적이어서 적응이 안 된 상태에서 그라운드에 들어선 선수는 볼 컨트롤이 어려워 곤욕을 치르기 일쑤다. 골키퍼 김영광은 "볼이 바운드 뒤 갑자기 다가오기 때문에 곤혹스럽고 잔디가 울퉁불퉁해서 튀면서 오는 낮은 중거리슛을 막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수 골키퍼 코치도 볼의 불규칙 바운드를 감안해 골키퍼들에게 슈팅을 손으로 막지 말고 얼굴에 볼이 맞더라도 몸을 이용해 볼을 막으라고 지시했다. 대표팀은 22일 오후에는 실전을 치르는 NPPJ 구장과 그라운드 조건이 더 비슷한 구장을 찾아 전술훈련을 치를 계획이다. 대표팀은 당초 우려를 자아냈던 현지의 무더위는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 일단 마음을 놓았다. 현지 한낮 기온은 섭씨 34도까지 올라 찜통 더위를 실감케했지만 해가 지고 나서는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산들바람까지 불어 선수들의 몸놀림이 가벼워졌다. 김호곤 대표팀 감독은 "저녁이 생각보다 덥지 않다"며 "무더위가 걱정스럽지 않다"고 말해 경기가 오후 늦게 벌어진다는 데 안도감을 나타냈다. 김진국 기술위원장도 "경기장을 서너바퀴 뛰어봤더니 테헤란에서보다 훨씬 몸이 가볍다. 조금 더우면 몸이 빨리 풀리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더 낫다"며 무더위에 대한 우려를 털어냈다. (케라니자야=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