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마이크로는 메모리ㆍ비메모리 분야를 통틀어 세계 5~6위권을 넘나드는 정상급 회사다. 세계 1위 업체인 인텔과는 격차가 있지만 2~5위권에 포진해 있는 삼성전자, 르네사스(히타치와 미쓰비시의 반도체 합작회사),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과는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 87년 이탈리아 SGS와 프랑스 톰슨의 합병으로 출발할 때만 해도 세계 랭킹은 14위에 불과했지만 고객 친화적인 마케팅과 시스템 LSI의 경쟁력을 앞세워 성장가도를 질주해 왔다. D램을 생산하지 않는 대신 노어형 플래시메모리 라인을 통해 지난해 메모리 분야에서 전체 매출의 9%에 달하는 7억9천만달러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종업원 수는 4만5천명으로 주력 생산품목은 △아날로그IC △MPEG-2 디코더 IC △주문형 반도체(ASIC) 등이다. 우리나라에는 지난해 진출해 메모리 연구개발(R&D)센터를 두고 있으며 30여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연말까지 연구인력을 50% 이상 충원해 플래시메모리와 휴대폰용 S램에 대한 R&D 역량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해외 거래선 가운데 가장 큰 업체는 지난 92년 전략적 제휴를 맺은 노키아로 휴대폰용 반도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노키아 외에 통신 분야에서는 알카텔 모토로라 에릭슨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고 전장용 반도체 부문에서는 보쉬 다임러크라이슬러 델파이 등과 협력하고 있다. 하이닉스와의 중국 공장 합작이 성사될 경우 D램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게 돼 고객층을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