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15일 SK㈜ SK텔레콤 등 주력기업의 임원인사를 단행하는 등 본격적인 조직혁신에 나섰다. SK㈜는 이날 첫 이사회를 열어 투명경영과 계열사 독립경영과 같은 '뉴SK' 추진을 다짐하는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대폭 물갈이 인사 SK㈜는 15일 서린동 SK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 이후 첫 이사회를 열고 신헌철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또 지난 주총에서 새 감사위원으로 선출된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장과 남대우 전 가스공사 사외이사를 신임 감사위원으로 공식 선임했다. SK㈜는 이와 함께 방엽성 생산부문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박상훈 R&D센터장 등 4명의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SK텔레콤도 서영길 부사장을 위성DMB사업을 위해 만든 자회사 티유미디어 사장으로, 유현오 상무를 유선포털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으로 각각 선임하는 등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SK텔레콤은 이노종 기업문화실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연수원인 SK아카데미 원장으로 발령했으며 이방형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이명성 상무 등 4명을 전무로 승진시키고 부장급 15명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이번 인사는 SK㈜의 황두열 부회장,김창근 사장과 SK텔레콤 손길승 회장,표문수 사장,최재원 부사장 등이 퇴진한 데 따른 대규모 물갈이 인사로 풀이된다. 특히 SK텔레콤 사장실과 기업문화실 등 사실상 그룹회장 보좌기능을 담당하던 부문에서 물갈이가 집중돼 계열사별 독립경영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SK㈜의 투자회사 관리실 임원진을 대폭 보강해 엄격한 계열사 '관리'에 나서기로 하는 등 최태원 회장의 친정체제를 강화한 게 특징이다. 또 '싱크탱크'인 SK경영경제연구소도 보강,기업이미지 개선과 지배구조개선 로드맵 작성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SK㈜ 첫 이사회 새로 선출된 사외이사들과의 상견례를 겸한 이날 SK㈜ 이사회에서 신임 이사들은 "'뉴SK'가 뭔지를 보여주자"며 의기투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SK㈜ 발전과 주주이익을 보장하는 것이 SK㈜와 소버린 양쪽이 원하는 것 아니냐"며 "한번 잘해 보자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에 대해 "이사회를 명실상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하는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면서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겠다"며 전폭적 지지로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CEO(최고경영자)층'으로 알려진 사옥 25층에 사외이사들을 위한 별도의 사무실을 제공하는 한편 수시 공장견학과 노조와의 면담,임원교육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도 약속했다. 한편 소버린자산운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주주총회에서의 일부 이사회 구성원 교체에도 불구하고 SK㈜의 경영권 남용과 관련된 문제는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최 회장의 사임을 거듭 요구했다. 김병일·정태웅·김태완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