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경영권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소각할 것이란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또 영업호조로 현금창출능력이 워낙 뛰어나다는 점에서 회사 자체적인 주주가치 증대 차원에서도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소각할 것이란 기대도 강하다. 메릴린치 UBS 한화 등 국내외 증권사는 15일 현대차에 대한 코멘트를 통해 "자사주를 추가소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지난 12일 정기주총에서 6백61억원을 들여 1백32만주를 이익소각키로 했었다. 메릴린치는 "현대차가 경영통제 강화를 위해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자사주를 추가로 소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UBS는 현대차가 강력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자사주 소각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1년 1조1천억원,2002년 1조4천억원 등에 이어 작년엔 1조7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현재 정몽구 회장과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25.7% 수준으로 1백32만주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더라도 25.9%에 그친다. 하지만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최대 15% 수준까지 현대차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데다 전체 외국인 지분율이 51%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어서 경영권이 안정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 증권사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우리증권은 "현대차의 영업상황이 악화된다면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언제든지 경영권 장악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다임러는 실제 미쓰비시자동차의 M&A도 그렇게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증권은 이와 별도로 주가방어 차원에서도 자사주 추가매입 가능성을 내다봤다. 한화증권은 "지난해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부분 자사주 매입을 실시했지만 현대차는 없었다"면서 "올해 삼성전자가 예상 영업이익의 20%인 2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것 등을 고려할 때 현대차도 추가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