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넘는 예금 13% 급증 ‥ 작년말 6만6500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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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소비와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은행 수신(잔액 기준)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그러나 은행들이 고객차별화 전략을 꾸준히 추진한 영향으로 작년 한햇동안 은행의 거액 예금계좌(5억원 초과)는 13%가량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은행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의 전체 수신 잔액은 7백24조4천2백40억원으로 전년도 말에 비해 40조7천7백20억원(6.0%) 늘어났다.
이같은 증가폭은 지난 2002년(86조9천4백30억원ㆍ14.6%)에 비해 절반 이하로 축소된 것이다.
수신 상품별로는 2002년 한햇동안 33조원 이상 증가했던 정기예금이 지난해에는 17조3천5백7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고 저축예금(8조3천억원→4조5천7백50억원) 요구불예금(8조5천5백50억원→2조9천5백억원) 등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반면 SK사태 등으로 투신사 MMF(머니마켓펀드)에 있던 기업자금중 상당부분이 은행으로 이동, 기업자유예금의 증가폭은 같은 기간중 1조7천2백60억원에서 11조8천4백4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박승환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과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 등으로 민간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이 줄어들어 은행수신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5억원이 넘는 거액계좌(저축성예금 기준)는 지난해 말 6만6천5백개로 한 해 전에 비해 12.9%(7천6백개) 불어나 2002년(7.8%ㆍ4천2백62개)에 비해 증가폭이 커졌다.
거액 계좌의 예금잔액도 전년 말보다 25조5천6백80억원(17.8%) 늘어났다.
전체 저축성예금 계좌 수의 0.04%에 불과한 거액계좌가 예금규모면에서는 비중이 35%에 달하는 셈이다.
한은은 은행들의 프라이빗 뱅킹(PB) 사업이 활성화된 데다 고객들의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거액자금이 대거 은행으로 몰렸다고 풀이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