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물산 지분 5%를 사들인 영국의 연기금펀드 운용사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에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물산은 11일 "헤르메스가 최근 전화를 걸어와 삼성전자 지분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헤르메스는 약 3조3천억원어치에 해당하는 삼성전자 지분(3.4%)을 팔고 삼성카드의 증자에는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하면서 삼성물산 우선주를 매입해 소각할 것 등을 제안해왔다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자본잠식 상태인 삼성카드는 삼성물산 등 계열사로부터 모두 1조5천억원의 출자를 받기로 돼 있다. 삼성물산의 우선주는 현재 4백64만8천여주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헤르메스가 무수익 자산인 삼성전자 지분을 파는 게 어떠냐는 견해를 전해왔으나 전자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원재료 납품,건설공사 수주 등에서 큰 혜택을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 주식 매각은 이미 많은 소액·기관투자가들이 관심을 갖고 제안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카드 증자 문제는 주주가치에 최대한 부합하는 쪽으로 결정할 것이며 우선주 매입소각은 지금으로선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며 "이번 문의는 통상적인 해외투자자들의 문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헤르메스가 전통있는 연기금 펀드인 만큼 경영권을 위협받는 SK㈜ 사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단일펀드로는 지난 2000년 템플턴이 14%의 지분을,작년에는 JP모건이 5%의 지분을 확보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류시훈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