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000720] 등 20여개 건설업체가 10일 현행 시공능력평가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건설교통부에제출했다. 시공능력평가제도는 건설업체의 시공능력을 시공실적과 기술능력, 경영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금액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사세(社勢)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해외공사 등 민간발주 공사 수주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남경종건, 광성종건, 세계건설 등은 건의문에서 "현행 시공능력 평가제도가 건설업체의 시공실적과 기술능력 부문을 지나치게 낮게 반영하고 경영상태나 실질 자본금 부문은 너무높게 반영해 건설회사의 실제 공사 수행능력을 심각하게왜곡시키고 있다"면서 "즉각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업체는 또 "참고자료 성격의 경영상태 평가항목 비중이 지난 2000년 13%에서 최근 38% 대폭 높아져 실제 시공능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경영상태 평가액 산정시 실질 자본금을 기준으로 삼다 보니 실적이 미미해도 자본금만 크면 평가액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본회사인 D사의 경우 국내 공사실적이 1건 밖에 없는데도 불구, 실질자본금이 많아 시공능력은 업계 9위로 평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이와함께 "세계적 건설 전문지인 미국의 `ENR'지가 시공실적만 반영해 순위를 산정하는 등 시공실적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국제적 흐름"이라면서 "국내의 경우 시공실적 반영비율이 과거 100%에서 최근 60%로 오히려 낮아지는 바람에 시공실적이 1조원 가량 앞서는데도 시공능력 평가에서는 순위가 역전되는 왜곡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업체는 이에따라 시공실적 및 기술능력 평가비중 100% 반영, 경영상태 평가비중 하향조정 등의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에대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재의 시공능력 평가제도는 국제기준에 맞는합리적이고 선진화된 제도"라면서 "경영상태에 대한 평가비중을 낮추고 시공실적 비중을 높여 달라는 주장은 오히려 국제기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또 "특정업체에서 현재의 시공능력평가 방법을 적용할 경우 시공능력 평가순위가 하락해 해외공사 수주 등 대외신인도 면에서 문제가 생길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맞지 않다"면서 "시공능력평가는 국내수주 1건의한도액을 정하는 참고지표로 해외공사 수주 및 대외신인도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국내유수의 법률사무소에서도 특정업체의 시공능력 평가제도 개선주장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시공능력평가제도를 바꾸고자 하는 것은 건설산업 발전과 국가 전체의 이익보다는 특정업체가 계속 건설업계 1위를유지하고자 하는 자사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건교부는 시공능력 평가제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11일 오후 경기도 안양 국토연구원에서 바람직한 시공능력 평가제도 등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sim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