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차기 대통령 후보는 하루 최소 5km를 뛰고 축구와 탁구를 좋아하는 스포츠광이다. 엘리베이터 타기를 싫어하고 늘 계단만 이용한다.뉴욕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무실은 14층에 있었다." 9일 일간 빌트는 독일 야권의 대통령 후보로 추대된 호르스트 쾰러 전 총재(61)가 후보 지명 사흘 만에 귀국한 이후의 일거수 일투족과 그의 개인 신상을 샅샅이보도하며 `사실상 차기 대통령에 준하는' 관심을 보였다. 빌트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일 부인 에바(57) 여사와 함께 워싱턴에서 귀국하자마자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시각장애인 딸 울리케(29) 씨의 집으로 향했다. `미드나이트(한밤중)'라는 이름의 검은색 대형 푸들 맹도견과 함께 사는 울리케씨는 독일어 문학과 영어, 이탈리아어를 전공하는 대학생이다. 쾰러 후보 부부는 독일로 귀국할 때 마다 "아버지를 매우 자랑스러워 하는" 이 딸 집에서 지냈다. 이어경제학도인 아들 요헨(26) 씨의 여자 친구까지 포함한 온 가족이 처음으로 모두 모인 가운데 외식을 하며 회포를 풀었다. 8일 고속열차 2등칸을 타고 베를린에 도착한 그는 기독교민주연합과 기독교사화연합의 공동 지도부회의에 참석해 수인사를 나눴다. 그는 짤막한 기자회견을 통해비록 기민-기사련 지도부 대통령 후보이지만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한 그는 독일은 멋진 나라이며, 자신이 지위 상승의 기회를 잡으면서 얻은 것들을되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자신의 가옥은 세를 주고 베를린 샤르로텐부르크구에 있는 방4개 짜리 구가옥을 급하게 수리했다고 설명한 그는 대통령에 선출되더라도 벨레뷔궁이든 현재거주지이든 편하게 느껴지는 집에서 살겠다고 말했다. 1943년 인구 1천백명의 동부 폴란드 소읍에서 태어난 그는 8남매 가운데 둘째이며, 부친의 교통사고 이후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하면서 자신을 뒷바라지해준 노모가팔순이 넘어 돌아가시기 전까지 집에 모시며 아침 저녁 이부자리를 살폈다. 성인이 된 이후 배우기 시작한 그의 영어에는 투박한 독일 슈바빙 지방 사투리가 물씬 묻어있지만 영어의 본고장 런던과 워싱턴 근무 시에도 이 `슈바빙글리쉬'때문에 핀잔을 들은 일은 없다. 매사에 진지하고 호기심이 많은 그는 경제학을 배우던 대학시절엔 알려진 포커꾼이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