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증권거래소(東證)가 37년 만에 관료지배를 벗어나 민간인 주도시대를 맞게 됐다. 동증은 지난 1월30일 도다 마사아키 사장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공석 중인 사장 자리에 쓰루시마 다쿠오 전 동증 부이사장(66)을 기용하고,신설되는 회장에는 무네쿠니 요시히데 혼다자동차 회장(65)을 낙점,취임을 요청하기로 7일 방침을 확정했다. 동증은 지난 67년 이후 도다 전 사장을 포함,6대째 대장성(재무부 전신) 관료 출신이 낙하산 인사로 사장을 차지해 왔으나,쓰루시마 전 부이사장의 사장 내정으로 이같은 틀을 깨고 사상 첫 내부 승진 관례를 확립하게 됐다. 또 대외적인 '얼굴'역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신설된 초대 회장에는 혼다 회장이자 일본자동차공업협회장으로 국제적인 지명도가 있는 무네쿠니 회장이 적임이라는 데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새 경영진은 오는 4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동증은 지난 2001년 11월 주식회사 전환 이후 2년반 만에 명실상부한 민간인 경영체제를 마무리하게 됐다. 여기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앞으로 정부계 금융기관 경영진에 관료의 낙하산인사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동증은 거래량 기준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이은 세계 2위 규모로,올해로 설립 1백26주년을 맞는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