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주진숙)가 해마다 펴내는 `영화평론' 15호가 선보였다. 이번 호는 `영화장르의 진화, 또는 퓨전'이라는 제목의 특집을 마련해 `최근 한국영화의 장르 진화에 대한 일고찰'(전찬일), 황혜진의 `사극영화의 새로운 매혹,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넘어서'(황혜진), `2003 한국 공포영화의 미학적ㆍ상업적 성과-`코리안 호러'의 원형과 코드, 그 전근대성의 파괴'(곽영진) 등 세 편을 글을 실었다. 전찬일은 `오아시스', `죽어도 좋아' `로드 무비', `결혼은 미친 짓이다' 등을예로 들며 "우리 영화의 다양성을 심각히 훼손시키는 것으로 치부돼온 멜로 영화들이 이제는 그 반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산업과 정책, 그리고 당근'이란 제목의 기획에서 강한섭은 "한국영화 전성시대라고 불리고 있는 한국영화 붐은 `영상산업강대국론'을 앞세운 포퓰리즘의 김대중 정부가 실탄을 제공한 다음 신용카드 업계와 멀티플렉스 극장이 덤핑 가격으로극장 매표소에 줄을 세우고 영화 저널리즘이 방조해 탄생시킨 착시현상의 신기루"라고 꼬집었으며 김병재도 "김대중 정부에서 영화산업이 외형적으로 성장하기는 했지만 `쉬리'의 아류와 조폭 코미디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정재형은 `국내 영화상의 허와 실-대종상을 중심으로'라는 글에서 "대종상을 포함한 국내 영화상이 그저 대세몰이와 상업적으로 전혀 도움 안되는 비슷비슷한 요식행사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문학산(김지운)ㆍ남완석(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ㆍ노수연(프랑수아 오종) 등의 감독론과 김경(이미숙)의 스타론, 변인식의 한국 전쟁영화론, 심영섭의 `여성평론가로 살아가기', 박태식의 불교 영화론, `영국영화에 나타난 인권문제' 주제의 세미나 지상중계, `2003년 한국영화 베스트10' 리뷰 등이 실려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