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됐는데 글쎄.. 압박하는 수 밖에" 올 시즌 3개 대회에서 우승컵을 건지지 못한 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700만달러)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조심스러운 출사표를 던졌다. 한주간의 성적표를 합산, 우승자를 가리는 스트로크 방식의 대회와 달리 매치플레이는 그날 그날의 컨디션과 샷 감각이 `생사'를 결정짓기 때문. 대회 개막에 앞서 공식 인터뷰에 응한 우즈는 "우승하려면 그날 그날 상대보다나은 성적을 내야 한다. 누구든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것이 매치플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조심스런 반응은 그동안 여러차례 하위 시드권자에게 패한 그동안의 아픈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 1번 시드를 받은 2년전에는 64강에서 피터 오말리(호주)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해 보따리를 쌌고 99년에는 24번 시드의 제프 매거트(미국)에게 8강전에서 발목이잡히기도 했다. 2000년에는 결승에서 19번 시드의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에게 무려 4홀 차로패해 눈앞의 우승컵을 놓치기도 했다. 따라서 첫 대결(64강전) 상대로 세계랭킹 67위에 불과한 존 롤린스(미국)가 낙점됐지만 우즈는 결코 방심할 수 없다. 랭킹에 관계없이 `언제든 나를 공격할 수 있는 선수', `누구보다 강한 선수'가될 수 있다는 것이 매치플레이 상대에 대해 우즈가 항상 갖고 있는 생각. 주니어 시절부터 풍부한 매치플레이 경험을 쌓은데다 이 대회에서도 14승3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우즈는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것만이 최선의 전략"이라며 "매홀 볼을 페어웨이와 그린에 정확히 떨구면 상대방이 주눅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치 하먼 코치와 결별한 뒤 `나홀로 연습'을 한 뒤 드라이브샷, 아이언샷, 퍼팅 `3박자'가 원활한 완벽한 경기 횟수가 크게 줄어든 우즈가 마음먹은 대로상대를 압박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 24, 19, 55, 62, 1 등 로또 당첨 번호 만큼 불규칙한 매치플레이 우승자 시드번호 배열에서 우즈가 다시 `1'을 그려 넣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