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보유'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해결하기위한 '전문가 회의' 구성이 합의될 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6∼10일 미국 민간대표단에게 HEU 핵의혹 해소를 위해 '전문가회의' 구성을 제의한 바 있으며 이번 회담에서 이를 강하게 주장할 개연성이 크다. 북한이 HEU 핵의혹과 관련, '전문가 회의' 구성으로 이처럼 기울고 있는 것은리비아식의 자발적인 의혹 해소라는 미국의 주장이 수용될 경우 향후 어떠한 해명을하더라도 미국이 이의를 제기하며 검증을 위한 전면사찰을 요구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HEU 핵의혹의 핵심인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는 전력소비가 적고 지역적인 분산 운영이 가능할 뿐더러 우라늄 농축과정에서 방사능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기때문에 탐지가 극히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우라늄 농축시설을 탐지하려면 북한 전역에 걸친 의심지역에 대해 우라늄 분진을 포함한 환경시료를 채취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데, 이러한 작업이 가능하려면 군 시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며 이로인해 미국과 북한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HEU 핵의혹 해소를 위한 '전문가 회의'가 구성되면 미국은 그간 자국이수집한 파키스탄 핵과학자인 압둘라 카디르 칸 박사의 핵기술 수출 증거, 고강도 알루미늄 수입 등에 대한 물증을 제시할 수 있고 북한이 이에 성실하게 해명할 경우문제가 의외로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일부 기대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국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난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평양 방문시 강석주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발언, 원심분리기 원료인 파키스탄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증언으로 볼 때 북한의 HEU 보유가 확실한 상황에서 '전문가 회의' 구성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은 특히 '전문가 회의'가 구성될 경우 HEU 핵의혹 해소가 지연돼 북한에게유리한 국면이 조성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13일 "북한의 HEU계획을 확신하며 미국의 핵폐기 요구에는 HEU 계획도 포함돼야 한다"고 못박는 한편HEU 핵폐기 방식으로 리비아모델 채택을 촉구했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앞서 11일 "칸 박사와 그의 조수들이 이란, 리비아, 북한 등에 파키스탄의 구형 원심분리기 설계도는 물론 더 진보되고 효율적인 모델들도제공했다"며 북한의 HEU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언급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전문가 회의' 구성에 회의적이다. '전문가 회의'가 구성되면 한쪽의 '있고 시인했다'(미국)는 주장과 다른 한쪽의'없고 날조했다'(북한)는 공방이 격화돼 향후 6자회담 진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번 2차 회담에서도 기조연설에서는 'HEU 핵보유는 불허돼야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되 정작 문안 작성에서는 "모든 핵을 폐기한다"는 우회적이고 포괄적인 표현으로 쟁점화를 가급적 피한다는 입장이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팀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