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과 외환카드가 외환카드 노조의 파업에 맞서 직장폐쇄에 들어간 가운데 외환카드 노조원 500여명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외환카드 본사 사옥 앞에서 직장폐쇄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사측에 대해 직장폐쇄를 즉각 철회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며 구조조정 및 흡수합병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주말을 집에서 보낸 노조원들은 전날 밤 기습적인 직장폐쇄 조치에 흥분한 상태로 이날 아침 일찍부터 속속 사옥 앞으로 모여 사측의 조치를 비난하며 앞으로 사태추이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환은행측이 전날 밤 강남노동사무소에 직장폐쇄를 신고하고 경비용역업체 직원 200여명을 전산실에 투입, 출입을 통제한 데 대해 노조원들은 한결같이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외환카드 부산지점 노조원 권원태(31)씨는 "정부의 눈치를 볼 필요없는 투기펀드라 마구잡이로 직장폐쇄까지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노조원 이승하(30.여)씨는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직장폐쇄까지 할 줄은몰랐다"면서 "이는 고객들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고 말했다. 용역업체 직원들이 건물 정문과 후문을 모두 통제하는 바람에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외환은행 직원 일부도 회사에 들어가지 못한 채 출입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건물 내부의 외환은행 직원들은 인터넷과 TV로 외환카드 사태 추이를 지켜보느라 일손이 손에 잡히지 않는 모습이라고 한 외환은행 직원이 전했다. 건물 출입 통제로 사옥 외부에 있던 한 은행 직원은 "협상 등 다른 수단을 다써보기 전에 마지막 수단인 직장폐쇄 조치를 취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외환카드 이후 외환은행마저 구조조정 대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외환은행은 현재 노조의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외환카드 직원들이 오는 28일 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정리해고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23일 밝혔다. 외환은행은 이를 위해 지난 주말 전체 외환카드 직원 662명 가운데 40%인 260여명에 대해 정리해고 대상임을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은 이날 건물 출입이 통제됨에 따라 주요 고객에게는 이 사실을 전화와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직접 알리고 출입문에 사당역 등에 있는 다른 지점을 이용해줄 것을 당부하는 안내문을 내붙였다. 경찰은 2개중대 200여명을 사옥 외곽에 배치하고 노조원들의 건물 진입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