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심사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한나라당 현역 의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전날 대표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개혁공천' 의지를 밝히며 `대폭적인 현역 물갈이'를 시사함에 따라 아직까지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현역의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 대표가 총선승리를 위해 대표직을 던지며 올인(all-in)했다는 점에서 개혁공천으로 총선에 승부수를 던져 정치적 부활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 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굳이 공천작업까지는 자신이 마무리짓겠다고 밝힌 것이 이를 위한 포석이라는 게 당내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 대표는 23일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공천에서 탈락한 박승국(朴承國.대구북갑)의원의 항의에 대해 "공천이 확실치 않다면 구청장으로 가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공천심사위원장에 얘기했다"고 언급, 공천관여를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미 당 주변에선 `현역의원 살생부' 명단까지 나돌고 있다. 또 공천심사가 거의 마무리 됐고 다만 발표시점을 보거나 최종확인작업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일부 의원들은 공천심사위원들을 통해 개인적으로 공천심사결과를 파악하고는 `탈당카드'를 꺼내들며 `공천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시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천심사위원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10명의 공천심사위원이 투표를 해서 9대1로 나를 배제키로 결정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밀실공천, 낙하산 공천으로 나를 배제하면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공천배제설이 나도는 의원은 총선 출마 의지를 고수하고 있는 불법대선자금 등부정부패 및 비리 연루 의원, 지역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의원, 고령 의원, 당적을 자주 옮긴 의원 등 많게는 20여명에 달한다. 특히 최 대표가 지난 17일 관훈클럽 초청토론에서 한나라당 위기의 핵심적 요인으로 불법대선자금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이회창 전 총재 측근들의 대대적인 `낙마설'도 나돌고 있다. 또 공천심사위에선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특수관계'를 유지해온 모 의원의 공천여부를 놓고도 격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