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에세이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쟌 모리스의 50년간의 유럽여행'(쟌 모리스 지음,박유안 옮김,바람구두,1만9천8백원). 기자 출신의 영국 기행작가인 저자는 저널리스트의 감각과 역사학자의 지식,기행작가의 안목으로 유럽문화의 속살을 섬세하게 들춰 보여준다. 이탈리아와 발칸 사이의 경계도시 트리에스테 항구에서 시작되는 여행은 프라하의 카를 다리를 지나 네덜란드,발트해 연안국으로 뻗어갔다가 다시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로 에둘러 오면서 유럽의 역사와 인종·종교·예술적 단층을 차례로 비춘다. 치즈 종류만 6백가지에 이르는 프랑스의 다양성과 미니 국가들의 독특한 문화,강대국끼리 부대끼며 마구 구부러뜨린 국경,소수민족의 떠도는 전설,인터넷 시대의 '비바 유로파'까지 그 깊이와 폭에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서정적인 묘사도 빼어난 덕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