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崔秉烈) 대표의 거취 등 당 내분사태를 놓고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과 영남권 의원들이 뚜렷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 '지역대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출신 의원들은 최 대표의 완전한 퇴진을 요구하는 반면,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 의원들은 `조기 선대위 발족을 통한 최 대표의 2선후퇴'를 주장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양측은 표면적으론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전대를 열어 당권경쟁을 벌이는 것이 현실성이 있고 당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싸우지만 그 뒷면에는 선거에 대한 손익계산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오(李在五) 맹형규(孟亨奎) 남경필(南景弼) 최연희(崔鉛熙) 원희룡(元喜龍) 정병국(鄭柄國) 의원 등 수도권 의원들은 최 대표 사퇴를 압박하면서 임시 전당대회개최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새로운 한나라당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영남당'이라는 지역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 시작이 PK(부산.경남) 출신인 최 대표의 완전한 퇴진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최 대표 퇴진을 계기로 `영남당' 이미지의 불식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선거의 경우 `지연(地緣)'의 영향력이 영남지역에 비해 월등히 적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이들은 새로운 지도부 구성시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세력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복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박세일(朴世逸) 서울대 교수 등 개혁 성향이 강한 인사들이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압축→2~3차례 TV토론 →여론조사 대표 확정 등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 지도부 선출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영남권 출신 의원들은 최 대표의 완전 퇴진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다. 선거가 50여일밖에 남지 않아 임시 전대 개최가 물리적으로 어렵고 당권경쟁이 치열해 질 경우 오히려 국민들에게 부정적 인상만 주게된다는 주장이나 내심은 '영남지역 표심'에 대한 눈치보기다. 영남권 의원들은 비록 이번 사태로 최 대표가 적잖은 상처를 입었지만 비영남권출신의 새 대표보다는 현 최 대표 체제가 자신들의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대표가 PK 출신이고 보수적 색채가 강하다는 점에서 영남지역 유권자들에게 `정서적 접근'이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당의 한 관계자는 "PK 출신인 최 대표와 영남권 의원들의 관계는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리다)의 관계"라면서 "최 대표가 퇴진하면 당이 해체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