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을 재료로 최근 주가가 급등한 동원수산이 고민에 빠졌다.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자사주 매입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작년 12월 이사회를 열어 오는 3월11일까지 자사주 10만주를 취득키로 결의했다. 그러나 조류독감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며 주가가 연일 치솟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자사주 취득을 결의한 작년 12월8일 동원수산의 종가는 2천3백50원으로 10만주를 사는 데 2억3천5백만원이면 됐다. 그런데 이 회사 주가는 이달초 7배 이상 오른 1만7천원대를 기록했고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7천∼8천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자사주 취득 비용이 급증한데다 앞으로 주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도 알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회사측은 현재까지 1억4천여만원을 들여 3만7천주가량을 매입했다. 동원수산 관계자는 "주가가 1만원을 넘어서면 자금 사정상 자사주를 사들이기 힘들고 자사주 취득 목적인 주가부양의 의미도 없어지게 된다"면서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르지 않기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약속한 기한까지는 보름 남짓 남았다"면서 "체결은 안됐지만 그동안 주문을 낸 자사주 취득물량만 13만주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과 증권거래소는 전례없는 일이지만 이 회사가 기한 내에 자사주 취득을 마치지 못하더라도 최근의 시장상황을 참작,공시위반기업 지정을 유예시켜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