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구속수감중인 손길승 SK그룹회장의 역할을 사실상 대행하면서 SK그룹이 최 회장의 '원톱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15일 SK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2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신입사원과의 대화' 자리에 참석, 그동안 역대 그룹회장들이 진행해온 이 행사의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을 직접 맡았다. 최 회장은 이날 행사에 그룹 최고경영자 자격으로 참석했으며 모두발언 및 신입사원들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SK㈜의 지배구조개선 방안과 'SK사태'와 같은 사태의 재발방지책 등에 대해 설명하는 등 사실상 그룹회장의 역할을 대행했다. '신입사원과의 대화'는 지난 53년 SK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이 창립되면서부터진행돼온 행사로 지금까지 창업주인 1대 최종건 회장과 2대 최종현 회장, 3대 손길승 회장 등 역대 그룹회장들이 직접 참석해 진행했다. 지난해까지도 현 그룹회장인 손 회장이 '신입사원과의 대화'를 진행했으며 최회장이 이 행사를 진행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SK㈜ 관계자는 "물론 손 회장이 부재중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 회장이 이날'신입사원과의 대화'를 진행한 것은 하나의 상징적 사건으로 볼 수 있다"면서 "최회장이 사실상 그룹회장직을 대행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말했다. 최 회장은 '신입사원과의 대화' 뿐 아니라 손 회장 구속 이후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진 5명으로 구성된 'SK 경영협의회'도 사실상 주도하면서 명실상부한 그룹 최고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회사자금을 이사회 결의없이 선물투자에 유용하고 정치권에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참여연대 등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손 회장은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SK㈜와 SK텔레콤 등기이사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증권 유영국 연구원은 "최 회장이 이끄는 'SK호(號)'는 다소 불안한 감은있지만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이번 정기주총을 계기로 SK그룹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