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적립신탁 등 은행 신탁상품의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은행권에서 고객 예탁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신종적립신탁 예탁금은 작년 말 총 4조2천2백32억원에서 지난달 말 3조4천6백23억원으로 한 달 사이 7천6백9억원(18%) 줄었다. 근로자우대신탁 잔액도 같은 기간 6천7백3억원에서 4천9백42억원으로 1천7백61억원(26%) 감소했다. 특히 수익률 하락폭이 큰 국민은행의 경우 신종적립신탁 잔액이 1월 한 달 간 6천2백19억원(38.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는 매달 자연감소액이 5백억원 안팎에 그쳤었다. 이 은행의 근로자우대신탁 잔액도 1월 중 6백24억원(28.4%) 줄었다. 은행 신탁상품에서 고객 예탁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은 은행들이 최근 LG카드에 대한 충당금을 대거 적립하면서 수익률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신탁상품은 지난달 -3.31∼-36.76%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외환은행의 근로자우대신탁의 수익률도 -3.75%를 기록했다. 조흥은행의 신종적립신탁, 우리은행 비과세장기신탁, 외환은행 신종적립신탁 등도 지난달 0∼1%대의 수익률에 그쳤다. LG카드 채권을 갖고 있지 않은 제일 산업 기업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의 수익률도 지난달 대부분 정기예금 수준에도 못미치는 3%대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달 은행 신탁상품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고객 예탁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향후 LG카드 채권에 대한 충당금이 환입될 경우 수익률이 다시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이들 신탁상품은 개인연금신탁을 제외하고 지난 2000년부터 신규가입이 중단됐으며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 원리금을 찾을 수 있는 개방형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