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일 최근 조류독감으로 숨진 베트남 자매 2명이 인간 대 인간 감염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을 발표함에따라 조류독감 공포가 더욱 확산되게 됐다. WH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달 22일 베트남 북부 타이 빈에서 사망한 23세와 30세 자매가 먼저 사망한 오빠(31)로부터 치명적인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WHO 베트남사무소의 밥 디에츠 대변인은 지금까지 조사로는 자매의 감염 원인을결정적으로 규명할 수 없지만 오빠에서 자매로의 제한된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디에츠 대변인에 따르면 이 자매의 오빠는 여동생들이 입원하기 직전인 지난달14일 사망한 뒤 화장됐기 때문에 샘플을 입수하지 못한데다 감염경로도 알 수 없는상황이다. 그의 부인 역시 시누이들이 조류독감에 감염된 비슷한 시기에 입원했으나회복된 상태다. 그러나 홍콩에서 시험 결과 두 자매의 샘플에서 H5N1이 확인됐다는 사실이 디에츠 대변인이 제기한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에 현실성을 더해주고 있다. WHO의 이런 가능성 제기는 H5N1 바이러스가 인간 독감 바이러스와 결합할 경우치명적인 신종 바이러스를 생성,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경고 직후 나온 것으로 주목된다. WHO는 그러나 조류독감의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에 대한 일반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아직 베트남 등지에서 발생한 H5N1의 인간 대 인간 감염 증거가 충분치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WHO는 이들 가족에 대한 감염경로 세부조사가 베트남 하노이의 국립위생전염병연구원에서 진행돼 왔으나 이들의 감염이 조류독감에 걸린 가금류와의 접촉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환경요인에 의한 것인지 여부는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한발 물러섰다. WHO는 또 이번 경우가 가족들끼리의 접촉이라는 제한되고,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금까지 발생한 조류독감은 가금류와의 접촉이대부분일 뿐 인간 대 인간 감염을 증명할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WHO는 앞으로 인간 대 인간 감염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가 계속 진행될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숨진 이들 가족의 감염경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결정적인증거나 정보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현재까지 조류독감 사망자는 베트남이 8명, 태국 2명 등 모두 10명으로 집계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망자가 더욱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조류독감 발생국도 한국, 베트남, 중국, 태국, 홍콩, 라오스, 캄보디아, 일본 등 10개국으로 늘어났으며, 관계국 정부들은 조류독감 발생지역의 가금류 살(殺)처분과 유통 금지 및 백신접종 등으로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최대 피해국인 베트남은 이날 현재 전국 64개성 가운데 47개성에서 조류독감 발생이 보고됐으며, 판 반 카이 총리의 특별지시에 따라 가금류 전국 유통금지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