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역발상 경영철학' 돋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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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걷는 캐논이 잘 나가고 있다" 일본 최대 사무기기업체인 캐논의 역발상 경영전략이 화제가 되고 있다.
10여년간의 장기불황을 겪으면서,일본 제조업 전체가 비용절감을 위해 공장자동화와 해외 공장이전에 매달려온 것과는 반대로,캐논은 국내생산과 독특한 생산방식(셀방식)을 고집하며 4년연속 사상최고 순익을 이어가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30일 "캐논의 성공비결은 생산비용 절감보다는 팔릴 수 있는 제품개발에 집중한다"는 특유의 경영철학에 있다고 분석했다.
생산능력을 해외로 분산시키는 대신 연구개발 중심을 국내에 집중시켜 품질등 핵심경쟁력을 유지한 결과라는 것이다.
◆5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에 도전=캐논은 지난 한 해 동안 2천5백75억엔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29일 밝혔다.
전년 대비 45% 급증한 것으로,2000년 이후 4년 연속 순이익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매출 역시 3조2천억엔으로 지난 37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3조엔대를 돌파했다.
캐논은 여세를 몰아 올해 5년 연속 최고 순이익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은 일차적으로 주력 제품인 다기능 복사기와 디지털 카메라의 판매 호조 덕분이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는 세계시장에서 소니와 함께 각각 20%의 점유율로 박빙 경쟁을 벌일 만큼 강점을 지닌 분야다.
캐논은 지난해(8백60만대)에 이어 올해도 1천5백만대를 판매,2년 연속 매출을 2배 가까이 늘린다는 목표다.
◆독특한 생산철학이 저력=캐논의 성공은 제조업의 대세를 거스르는 독특한 생산전략에서 비롯된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실제 캐논은 지난 2001년까지 모든 프린터 및 복사기 생산 방식을 '셀(Cell) 생산' 기술로 전환했다.
생산라인을 없애고 개별 노동자가 제품을 일관 조립하는 방식이다.
제조업체들의 공장자동화 붐에 역행해 오히려 품질 향상과 투자비 절감 효과를 얻은 것이다.
기업들이 해외 이전에 사활을 건 것과는 반대로 주력 제품의 생산거점은 연구개발 기능이 자리잡은 국내에 있어야 한다는 철학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캐논은 생산의 60%를 국내에 유지한다는 목표를 지키고 있다.
파이오니어 같은 기업들이 최근 10년새 저임금을 좇아 국내 생산 비중을 30%까지 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캐논이 향후 3년간 설비투자의 80%를 국내에 집중,디지털 카메라와 액정표시장치(LCD) 신제품 개발 및 생산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선정한 헤이세이시대(89년 이후) 명경영자(CEO)에 뽑혔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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