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프로골퍼 이승만(23)이 올해 아시안PGA투어에서 활약하게 됐다. 이승만은 지난주 말레이시아의 팜리조트GC(파72)에서 끝난 2004년 APGA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에서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백76타(70·68·70·68)를 기록,일본의 시모우치 사토시를 제치고 1위로 합격했다. 이로써 이승만은 올해 아시아 각 지역에서 벌어지는 프로골프대회는 물론 한국에서 열리는 APGA투어에도 출전,고국팬들에게 기량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이승만은 천안북일고 2학년에 재학중이었던 지난 99년1월 '제2의 타이거 우즈가 된다'는 목표 아래 미국으로 건너갔다. 남들처럼 듣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지만,세계적 교습가 데이비드 리드베터가 그의 잠재력을 간파하고 초청한 것이다. 당시 리드베터가 "이승만이 미국에 오면 3년 내에 미PGA투어에서 우승시킬 자신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이승만은 기량·체력면에서 뛰어났다. 1백83㎝의 키에 3백야드를 넘는 드라이버샷이 주무기인 이승만의 미국생활은 그러나 순탄치만은 않았다. 리드베터를 본격적으로 사사했으나 미PGA투어 Q스쿨에서 번번이 낙방했다. 이승만은 미PGA투어 대신 최근 3년동안 2부투어인 내션와이드투어에서 경험을 쌓아왔으나 내션와이드투어에서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자 아예 APGA투어로 방향을 튼 것. 이번 APGA투어 Q스쿨 메달리스트의 영예를 차지할줄 몰랐다는 이승만은 "미국 내션와이드투어에서 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APGA투어 상금왕 타이틀을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