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인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가 23일(현지시간)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 대해 "너무 정치적"이라고 비난하며 그의 경질을 시사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딘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오는 27일 뉴햄프셔주 예비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선두 존 케리 상원의원에게 뒤쳐짐에 따라 경선 초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딘 후보진영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케리 후보는 뉴햄프셔주 예비선거 지지율 여론조사에서도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딘 후보는 이날 뉴햄프셔주의 런던데리 시청에서 열린 미팅에 참석, 그린스펀의장에 관한 한 시민의 질문을 받고 "그린스펀 의장이 너무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가 (재정) 적자를 비판할 정치적 용기가 없다면, 그리고 실제로 부시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감세정책을 지지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기 때문에, 그는 너무 정치적이라 생각돼 우리는 새로운 FRB 의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딘 후보는 같은 날 케이블 TV뉴스인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린스펀 의장에 대해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해왔다"면서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그를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앞선 경질시사 발언을 부인했다. 그는 "나는 FRB 의장이 되려면 정치 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그린스펀 의장은 최근에 그가 정말로 정치 위에 있다는 사실을 명료하게 각인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그린스펀을 경질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해 자신의 발언이 시장에 미칠 파장을 신경쓰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FRB 의장직을 4번째 연임하고 있는 그린스펀 의장은 오는 6월20일 4기 임기를마치게된다. 하지만 시장에선 그는 5기연임에 지명돼 또다시 4년 임기를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서울=연합뉴스)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