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투쟁을 위한 투쟁은 삼갈 겁니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노동운동이라야 먹힐수 있습니다. 그래야 노동계가 힘을 발휘하고 조합원들의 근로조건도 더 개선될수 있다고 봅니다." 온건노선을 표방하며 새로 민주노총 사령탑을 맡은 이수호 위원장(55)은 "국내외 노동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만큼 과거의 전투적 투쟁방식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리조합주의를 내세우며 강경파인 유덕상 후보를 누른 것에 대해 그는 강경투쟁에 싫증을 느낀 조합원들의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대의원들이 저를 뽑아준 것은 조합원들이 지금까지의 투쟁노선보다 합리적 노동운동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19일 선거대책본부였던 ㈜한양 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교사 출신답게 인터뷰 내내 조심스럽고 겸손하면서도 단호한 어투로 앞으로의 운동방향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했다. "전임 위원장들이 너무 현장 강경파들의 입김에 좌지우지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현장의 요구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무리한 요구에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뚝심을 갖고 당당하게 원칙을 지키며 행동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민주노총의 운동노선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대기업과 금속노조 중심으로 라인을 끊으며 총파업을 벌인데 대해선 조직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며 "앞으로는 교섭과 대화를 병행하며 다양한 투쟁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사정위원회의 참여에 대해 그는 "현재 노사정위는 불신을 받고 있다. 자주적 독립적 기구로 구성돼야 한다. 또 공익위원 중심으로 된 인원구성도 노사중심으로 바뀐다면 언제든지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노사정위에서 협의,합의된 내용에 대해서도 구속력을 부여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차별문제는 수익구조가 탄탄한 대기업노조의 양보가 있어야 해결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영남대를 졸업한 후 지난 74년 경북 울진군 제동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그는 77년 3월 서울 신일고로 옮겨 재직하던 중 89년 전교조 결성을 주도한 혐의로 해직됐다. 그는 해직 10년 만인 지난 98년 선린인터넷고에 복직했으나 다시 노동계에 투신, 99년 민주노총 사무총장과 2001년 전교조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동안 2년간 복역을 하기도 했다. 전교조위원장 시절인 지난해 6월에는 연가투쟁 때문에 다시 직위해제됐으나 올 1월 복직판결을 받았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