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16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세계문화유산전문가 회의를 열고 북한과 중국내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토록 세계유산위원회(WHC)에 권고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말 중국 수저우(蘇州)에서 열리는 제28차 세계유산위원회(WHC) 총회에서 고구려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ICOMOS의 등재권고 결정이 WHC총회에서 번복된 경우는 거의 없다. ICOMOS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과 중국이 각각 신청한 자국 영토내 고구려 문화유산에 대해 검토한 결과 북한내 63개 고구려 고분군과 중국내 국내성 환도산성 광개토왕비 왕릉13기 등 고구려유적에 대해 세계유산 등재를 동시에 권고키로 했다. 북한은 당초 고구려 고분에 대해 지난해 제27차 WHC 총회에서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했으나 보존조처 미비 등의 이유로 무산된 뒤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작업을 해왔으며 이번 ICOMOS 회의는 이런 보완작업 내용을 집중 심사했다. 지난해 WHC 총회에서 북한의 의도가 좌절된 것은 중국측 입김이 작용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았다. 고구려 옛 영토 상당 부분을 현재 자국 영토로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북한내 고구려 유산의 세계유산 등록이 실현될 경우 고구려사가 한국사임을 인정하는 외부의 인식이 자리잡을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관측은 이번에 중국이 고구려 유적에 대해 별도로 세계유산 등록을 신청함으로써 신빙성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