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시장은 16일 미국 달러화 반등과 최근금값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성 차익매물이 대거 출회되면서 폭락세를 보였다. 특히 금 관련 펀드와 투기세력들이 경쟁적으로 차익매물을 쏟아낸 가운데 오사마 빈 라덴이 체포됐다는 근거 없는 소문까지 나돌아 금값 폭락을 부채질했다. 금값은 이날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전날에 비해 온스당 12.95달러 하락한 408.45달러로 마감해 하루 낙폭으로는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2월물 금 선물 값도 투기세력들이 롱 포지션을 경쟁적으로 청산하면서 전날에 비해 13.30달러나 하락한 408.70달러로 폭락하며 3.2%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금값이 폭락한 것은 최근 미국 경제지표 호전 소식과 함께 달러화가 연이틀 반등세를 보인 데다 투기세력들의 차익매물까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또 금값의 기술적 분석 차트가 일순간에 파괴되면서 하락 신호를 보낸 것도 차트 분석을 통해 투자에 나서는 대규모 투자자들에게 매도 압력을 가중시켰다. 미국 레프코사의 짐 스틸 연구소장은 "특히 장중에 오사마 빈 라덴이 체포됐다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금값이 순식간에 폭락세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금값 폭락은 탈출구 없는 집단 투자행동의 전형적인 사례였다"면서 "모든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같은 문으로 몰려들면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최근 금값은 미국 달러화 하락과 투기세력들의 매집 등의 여파로 온스당 430달러선을 돌파하며 1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연출했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금값이 달러화 하락으로 너무 급등했었다"면서 "앞으로 금값이 온스당 408달러선을 못지키면 400달러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프로스펙터 자산관리 사장인 레오나드 카플란은 "폭락장세 이후 곧바로 반등장세는 절대 오지 않는다"면서 "내일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만약 미국 달러화가 계속 반등세를 보이고 증시가 강세를 보인다면 금값이 온스당 400달러선 아래로 무너져 내려도 절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